한국 의료계, 미국처럼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두 명의 인물이 각각 10억 달러를 의과대학에 기부했다. 루스 고테스먼 전 교수는 자신의 모교인 뉴욕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은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에 기부했다. 이에 미국에서 기부금으로 학비를 면제받는 의과대학은 세 곳이 되었다.

 

해당 기부의 목적은 의대생들이 경제적 어려움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 필수진료 분야의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미국 의대의 평균 학비가 연간 23만 달러 이상으로 매우 비싸기 때문에 이러한 기부금은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학비 면제가 필수진료 의사 부족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있다.

 

뉴욕대 의대의 경우 학비를 면제받은 첫 졸업생들의 전공 선택을 보면 필수진료 과목을 선택한 비율이 낮았다. 이는 미국 의료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 특히 의사 간 연봉 격차와 사모펀드의 영향력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필수진료 의사의 연봉은 다른 전문의에 비해 훨씬 낮아 졸업생들이 더 높은 연봉을 받는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

 

미국의 의료 시스템은 의사 수를 인위적으로 줄여 고연봉을 유지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는 졸업후교육인증위원회가 전공의 수를 늘리지 않기 때문이며, 결과적으로 필수진료 의사의 부족과 높은 의료 비용으로 이어진다. 이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도 의사 수와 연봉 상위 직업에서 미국과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한국의 의사 수는 OECD 회원국 중 하위권에 속하며, 의사 간 연봉 격차도 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의료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