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MBA도 서류 광탈 시대? 빅테크 채용 한파 직격탄
미국 경제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그동안 굳건했던 고연봉 전문직 채용 시장마저 꽁꽁 얼어붙고 있다.
메타는 지난해 1만 1000명을 감원한 데 이어 올해 추가 감원 계획을 발표했고, 아마존은 올해 들어서만 2만 7000명 이상을 해고했다. 이러한 칼바람은 빅테크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금융, 컨설팅 등 전통적으로 MBA 졸업생들이 선호하던 분야 역시 경기 침체 우려로 채용 문턱을 높이는 추세다.
'취업률 100%', '억대 연봉 보장' 신화를 자랑하던 하버드 MBA 졸업생들조차 취업난의 직격탄을 맞으며 씁쓸함을 삼키고 있다. '명문대 프리미엄' 효과가 사라진 자리, 냉혹한 현실만이 남아있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봄 하버드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학생 중 무려 23%가 3개월이 지나도록 직장을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20%) 대비 3%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22년(10%)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불과 1년 만에 취업 시장의 문턱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가늠케 한다.
더욱이 이러한 현상은 '하버드'라는 간판에 가려져 있을 뿐,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스탠퍼드대, 뉴욕대 등 다른 명문 경영대학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WSJ은 "최상위권 MBA 졸업생들의 취업률 하락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한 채용 시장 축소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한때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경영 환경 악화로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는 동시에 신규 채용 규모를 대폭 줄이고 있다.
메타는 지난해 1만 1000명을 감원한 데 이어 올해 추가 감원 계획을 발표했고, 아마존은 올해 들어서만 2만 7000명 이상을 해고했다. 이러한 칼바람은 빅테크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금융, 컨설팅 등 전통적으로 MBA 졸업생들이 선호하던 분야 역시 경기 침체 우려로 채용 문턱을 높이는 추세다.
설상가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신규 채용을 최소화하는 분위기다. '경력직 선호' 현상도 심화되면서 막대한 학비를 감수하고 MBA 학위를 취득한 졸업생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처럼 취업 시장 분위기가 급변하자 명문대학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과거 '명문대 프리미엄'에 기대어 소홀했던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학생들의 취업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기존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전면 개편하고, 네트워킹, 자기 PR, 실무 경험 등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강화했다. 다른 대학들 역시 취업 박람회 개최, 기업 채용 담당자와의 면담 주선, 맞춤형 취업 컨설팅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며 학생들의 '구직 전쟁'을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처럼 명문대 졸업장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며 "변화된 채용 시장에 적응하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명문대 졸업장이라는 타이틀에 안주하기보다, 자신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끊임없이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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