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학계, '인종차별적' 학명 변경 결정

식물학자들이 인종차별적인 의미가 담긴 식물의 학명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식물회의'에서 ‘카프라(caffra)’라는 단어를 포함한 식물, 곰팡이, 조류의 학명을 교체하기 위한 투표가 진행되었다. 카프라는 아랍어 'kafir'에서 유래된 단어로, 남아프리카의 식물에 사용되며 인종차별적 의미를 담고 있다.

 

2026년부터 카프라가 '아프라(affra)'로 변경될 예정이다. 해당 결정은 200종 이상의 식물과 곰팡이, 조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학명 변경에 대한 특별위원회도 설립되어 앞으로 새로 발견되는 생물의 이름 결정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기디언 스미스 남아프리카 넬슨만델라대 교수는 인종차별적 명명법의 제거에 기쁘다는 소감을 전하며, 60% 이상의 해외 연구자들이 동의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결정은 식물학계뿐만 아니라 다른 과학 분야에서도 명명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물학명에서도 인종차별적 또는 불쾌한 이름이 존재한다. ‘아놉탈무스 히틀러리’라는 딱정벌레는 아돌프 히틀러의 이름을 따왔고, ‘히포타 무솔리니’라는 나비는 베니토 무솔리니의 이름을 따랐다. 이러한 명명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국제동물명칭위원회(ICZN)는 아직 관련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인식 변화가 진행 중인 만큼, 동물학명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